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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②
NHIFF 조회수:695 112.222.200.173
2017-08-07 16:15:20

[인터뷰] 메콩강에 악어가 산

제7회 NHIFF 제작지원작 당선작 박유성 감독

 

“메콩강에는 정말 악어가 살까요?”
 
일명 ‘악어강’이라고 불리는 ‘메콩강’은 중국의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미얀마·라오스·타이·캄보디아·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강입니다. 그리고 이 강은 수많은 탈북민들의 기억 속에 두려움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강이기도 합니다. 영화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는 이 ‘메콩강’을 배경으로 남북 청년 4명의 생생한 탈북로드를 담아낸 다큐멘터리입니다.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고 푹푹 찌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의 끝 무렵, 도시 속의 낭만을 찾을 수 있는 홍대 끝자락 작은 카페 안에서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의 감독, 박유성 감독님을 만났습니다.
 

 
[ About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 ]
 
Q: 네, 인터뷰를 통해 감독님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것 같네요. 그럼 이제 작품에 관한 질문을 좀 해 보려고 해요. 이번에 연출하신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는 어떤 작품인가요?
 
A: 제가 10년 전에 탈북을 해서 거쳐 왔던 탈북로드를, 이번에는 두 명의 남한 친구들과 다른 한명의 탈북민과 함께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합법적으로 지나오는 여정을 기록한 로드무비에요. 사실 남한에서 태어나서 자라신 분들은 탈북과정을 체감하기가 힘들잖아요? 이러한 체험을 남한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자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현재는 영화 편집 중에 있습니다.
 
Q: 정말 탈북 과정을 저희는 표면적으로 듣기만 했지, 제대로 잘 알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처음 영화를 알게 되었을 때 제목이 굉장히 특이하다고 생각했어요.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탈북 관련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면, 탈북민들이 탈북과정을 얘기를 할 때 꼭 나오는 부분이 ‘메콩강’이에요. 그만큼 ‘메콩강’은 태국으로 탈북하시는 탈북민 분들이라면 무조건 거쳐야하는 곳인데요. 현재 탈북민의 72%가 태국을 거쳐서 왔어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곳이 메콩강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탈북민 분들이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는 얘기를 하세요.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고요. 그런데 저희가 이번 로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메콩강에는 악어가 살지 않는다는 사실이요.
 
많은 탈북민들과 브로커 분들의 인터뷰를 담으면서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는 속설이 왜곡된 사실이고,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서 이번 다큐멘터리의 제목이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가 되었어요. 사실 제목에 사람들이 흔히 아는 ‘두만강’, ‘압록강’이 아닌 ‘메콩강’을 넣었던 이유 중 하나가,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북한’이라는 냄새를 빼고 싶었어요. 그냥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서 보게 되었는데, 영상을 보다 보니까 ‘탈북’에 관련된 다큐멘터리인거죠.
 
Q: 정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다큐멘터리를 잘 보여주는 제목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감독님이 이번 영화를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이번 영화를 통해서 가장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기억의 왜곡’과 ‘편견’에 관련된 이야기에요. 메콩강에 산다던 ‘악어’ 뿐 아니라 사실 ‘북한’, ‘탈북민’하면 사람들 인식 속에 자리 잡은 편견들이 있잖아요? 어디서 어떤 출처를 가지는지 사실로 판명나지 않은 지식이나 소문 같은 것으로부터 오는 편견이요. 사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남한 사람들에게 탈북 과정을 체감해볼 수 있게도 하고 싶었지만, 그보다도 더 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영화를 보면서 북한을 향한 시선과 더불어서 ‘과연 나는 어떤 편견이나 만들어진 이미지에 구속되어 있지 않나’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하는 메시지였어요. 그리고 만약 오해가 있고 편견이 있다면 그런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싶었어요. 메콩강에는 악어가 없었던 것처럼, 알고 보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굉장히 다른 것들이 많잖아요.
 
Q: 맞아요, 무의식적으로 가지게 되는 편견들을 탈피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남한 청년 두 명과 탈북 청년 두 명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이분들은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A: 2014년에 남북청년들과 활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영상을 만드는 작업을 했었거든요? 그러면서 영상을 만드는 실무자들도 알게 됐고 고향 친구인 철준을 알게 되기도 했죠. 2016년까지 여기서 활동을 쭉 하면서 만나게 된 친구들이에요. 한가선이라는 친구는 남한에서 자랐고, 외국에서 5년간 대학을 다니다가 남북교류 프로그램 기획자로 있던 친구였어요. 이지선 씨는 여행사 직원 일을 하다가 한가선 씨의 지인을 통해서 참여하게 되었고요. 두 사람은 남한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북한이나 탈북에 관한 것은 상상 속에서나 생각해 봤던 이야기들이어서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죠. 저랑 고향 친구인 박철준 씨랑 같이 얘기를 나누다가 정말로 탈북 노선을 따라가 보기로 하고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를 제작하게 되었죠.
 
저도 사실은 정말 다시 가보고 싶은 길이었어요. 10년 전에 마음 졸이면서 도살장에 끌려가듯이 왔었던 길을 떳떳하게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다녀오고 싶었어요. 그리고 남한에서 태어난 두 친구는 말로만 듣던 탈북민들의 삶을 체험하고, 어느 정도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서 탈북민들에게 얘기를 해줄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싶어 했고요.
 
Q: 아무래도 여정 자체가 탈북 관련된 지역들 위주였고, 그런 곳에서 촬영까지 하게 되었는데, 다시 그 장소에 갔을 때 장소에서 오는 두려움이나 위험 상황은 없었나요?
 
A: 저희도 대한민국 국민이긴 하지만, 누구도 저희의 안전을 보장할 수가 없잖아요. 누군가 저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원치 않는 재입북을 하게 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촬영도 촬영이지만, 가장 중요한건 ‘안전’이라는 생각으로 촬영했어요. 한번은 눈길을 가다가 차에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멤버 중에 한명이 촬영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 때 제가 좀 화를 냈었죠. 저도 위험하지만, 같이 갔던 친구들도 위험해질 수 있잖아요. 그게 가장 걱정이 됐어요. 무사히 잘 촬영을 끝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Q: 저희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정말 귀한 영상이 나올 것 같네요. 그런데 촬영 중에 갈등 상황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상황 설명을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 주실 수 있나요?
 
A: 저는 한번 겪은 길이라서 그 길을 따라가는 건데, 현재 탈북을 하신 분들의 기억은 개개인이 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찍더라도 그런 부분을 표현할 때에 좀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서 연길에서 철준이라는 친구가 노선이 바뀌어 빠지게 되었고요. 갈등 상황이 생기면서, 거의 다들 집으로 가겠다고 선언을 하기도 했고요.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다들 예민해져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이렇게 잘 촬영하고, 마무리도 훈훈했어요. 이건 나중에 프롤로그나 엔딩 크레디트에 등장할 내용인데, 나중에 영화 보시고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Q: 원래 비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그런 갈등이 있었기에 좀 더 좋은 작품이 나왔을 것 같네요. 그럼 다큐멘터리 촬영 도중에 감동적이었다던가 강렬했던 기억이 있나요? 촬영장 이야기 좀 해주세요!
 
A: 사실 제일 강렬했고, 제가 촬영 중에 가장 놀랐을 때가 ‘메콩강에 악어가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요. 메콩강에는 악어가 살지 않고, 보지도 못한 악어를 왜 수 많은 탈북민들이 왜곡된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허상을 만들어냈는지....... 저 또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아니었다는 것에 많이 놀랐어요. 또, 제가 그저 ‘운이 좋아서’ 무사히 한국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저희를 도와주고 계셨다는 사실에 감동했죠.
 
Q: 촬영 중에 정말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없나요?
 
A: 재미있었다기보다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게 된 사건이 있었죠. 중국과 미얀마/라오스의 국경인 진홍시 한인식당에 갔을 때인데, ‘너희가 연길에서 여기까지 오는 모습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라는 말을 들었어요. 북한의 스파이나 간부들 뭐 그런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었겠죠. 그 때 정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이밖에 재미있었던 기억은........ 영상을 확인하시면 알겠지만 소소하게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와요. 열차에서 40시간 정도를 가게 되는데 기차에서 누구는 1층, 누구는 3층을 써야 하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걸 정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나 순간순간 재미있는 일들을 영상 속에 담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제에서 재미있게 보시고,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인터뷰를 마치며 ]
 
Q: 정말 어떤 작품이 나오게 될지 너무 너무 기대가 됩니다. 이제 인터뷰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감독님은 어떤 영화감독이 되고 싶으신가요?
 
A: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이 한정적이에요. 북한에서 온 경험들을 토대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데, 제가 대한민국에 정착해서 살고 있잖아요? 만나는 분들 중에 저희를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저희들도 남한 청년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살아가면서 힘들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저희가 뭔가 ‘달라서’ 생기는 부분은 아니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변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색안경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제가 만든 영상물을 통해서 북한을 보는 시선과 인식의 변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Q: 네, 감독님의 작품을 통해 인식의 변화를 겪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탈북해서 남한에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A: 제가 뭐 그런 조언을 할 만큼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다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남한과 북한이 엄청나게 다른 사회잖아요. 그래서 북한에서 생활을 했을 때의 습관들이 남아 있어서 본인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게 힘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남한사회가 잘 차려진 주방이라고 생각해요. 그곳에 남한 친구들, 탈북민들이 모두 함께 신선한 재료나 도구들이 잘 갖추어진 주방에 있는 거죠. 이곳에서 해야 할 것은 본인들이 ‘무엇을 할지’를 정하는 거예요. 옆에서 다 뭔가를 하고 있으니까 불안할 수도 있어요. 저도 그랬고요. 하지만 어떤 요리를 할지 정하고 나서 요리를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표를 정하고 차근차근 해 나아가세요.
 
Q: 정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제 정말 인터뷰의 끝이네요. 마지막으로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A: 한 문장이라......‘내 안에 악어 있다?‘ (웃음)사실 저희 팀 이름도 ’악어 프로덕션‘이에요.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라는 작품을 기획하고 만든다는 것이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작업이었고, 저희에게는 어떻게 보면 도전이기도 했어요. 직접 체험한 생생한 현장을 영상물에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으니까요,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영화제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Uni-프랜즈 홍보단
권혜빈 기자 | hujita1213@naver.com
오세림 기자 | Shilin09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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