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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따> 서은아 감독을 만나다!
NHIFF 조회수:68 112.222.200.171
2017-06-01 16:44:23

<러브레따> 서은아 감독을 만나다!

 
'지금 내가 쓴 편지가 60년 전 전장의 남편에게 전달된다면?’
 
이는 제6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초청작이자, 제3회 통통영상제 대상을 수상한 영화 <러브레따>의 주요 설정입니다. 이 한 문장에 매료돼 영화까지 바로 찾아봤을 만큼 본 기자들에게는 묘한 끌림이 있었습니다. 영화감상 후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급기야 영화를 만든 감독님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문장의 호기심으로 시작하여 영화를 제작한 감독과의 만남까지 갖게 되었습니다. 5월 빛이 고왔던 날, 영화 <러브레따>의 서은아 감독님을 만나 영화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 청년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통일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 서은아 감독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Q: '남북전쟁과 분단'이라는 주제는 흔하지 않은 주제인데요, 이 테마를 첫 영화의 소재로 삼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어려서부터 북한과 가까운 비무장지대 근처 지역에서 자라서 북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그러나 북한에 관심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평소에 관심이 지대하게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러브레따’를 촬영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공모전이었어요. 영화를 찍고 싶은데 찍을 기회가 없어 고민하다가 통통영화제 공모전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원래 찍고 싶었던 내용과 공모전의 주제가 서로 부합하게 되어서 영화를 찍게 되었습니다.
 
Q: 현재 청년들이 남북관계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감독님께서는 청년들이 남북관계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가졌으면 하나요?
 
A: 어려운 질문이네요. 하하. 워낙 우리나라도 취업도 그렇고 사는 것들이 힘들다 보니 북한에 대한 태도가 점점 닫혀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엔 청년들뿐만 아니라 어린 친구들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았요. 예전에 있었던 ‘주적’에 대한 개념이나 인식이 좀 더 심화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보다 북한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Q: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한국전쟁의 피해자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영화를 제작하면서 느낀 혹은 알게 된 전쟁 피해자들이 처한 실태는 어떠했나요?
 
A: 저는 한국 전쟁을 직접적으로 겪은 세대가 아니에요. 하지만 영화 속 인물인 할머니는 전쟁으로 인해 남편을 잃었고, 살아남아야 하다 보니 생업에 지쳐 글도 이제야 배우게 되는 인물로 설정되었어요. 저는 직접적으로 전쟁을 겪진 못했지만, 영화에 출연하셨던 할머니들 중에는 실제로 글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주인공 할머니 역할을 맡으셨던 배우께서도 본인이 전쟁에 대한 기억이 있는 노(老)배우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기에 대한 주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전장에서 죽은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장면에서는 슬픔에 복받쳐서 우시더라고요.
 
세월이 흘러 전쟁세대들이 점점 세상을 떠나고 있고 또 남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어요. 탈북자나 인권에 비해 이산가족 문제가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이지 않을까 해요. 전쟁을 겪지 않은 우리가 느끼기엔 피부로 와 닿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전쟁을 겪은 이산가족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Q: 그렇군요. 영화 속에서 아내와 남편 간에 서로 보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이 편지라는 기적을 낳은 것 같아 더욱 뭉클했는데요, 감독님께서도 간절할 정도로 기적을 바라는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음. 매 순간이요? 하하. 영화감독이다 보니 매번 시나리오를 쓸 때 마다 ‘내가 쓴 시나리오로 내가 원하는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 하고 바라는 마음은 있죠.
 
Q: 그럼 글을 쓰실 때에는 어떤 것에서 영감을 많이 얻으시나요?
 
A: 특정한 순간을 정할 수는 없지만, 영감은 정말 다양한 곳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어느 장소를 갔을 때, 어떤 음악을 들었을 때, 책을 읽다가, 좋은 느낌이 좋은 영감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Q: 그렇군요! 역시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네요. 감독님은 영화 속 설정처럼 과거로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A: 지금은 볼 수 없는 예전에 대학교에서 함께 영화 일을 배우던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어요. 내용은 특별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평범한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네요. 영화 속 주인공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뭔가 특별한 것들을 쓴다기보다 소소한 제 일상을 적어 보내고 싶어요. 어떻게 살았는지,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요즘 나온 좋은 영화들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싶어요. 글을 쓰다가 막힐 때, 그 친구에게 ‘이 부분에서는 어떻게 풀어내는 게 좋을까?’ 같은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요.
 
Q: 영화 속에서도 평범한 편지 내용이 더욱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다음으로, 영화 소재가 남북분단을 다루다 보니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현재 '남북 분단과 이산가족'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A: 사실은 저도 별 생각이 없었죠. 그러다 <러브레따>가 계기가 되었어요. 영화를 본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남편은 죽은 건가요? 아니면 북한에 있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그 부분을 확실히 규정하지 않은 것은 남편이 아직 북한에 살아있다는 여지를 주고 희망을 주고 싶어서예요. 하지만, ‘만약 남편이 북한에 살아있지만 거기서 꾸린 가정도 있다면?’ 같은 그 이상의 문제까지는 고민해보지 않았어요. 그리고 든 생각이, 그래도 둘이 만나게 되는 기회가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거였어요. 이러한 기회가 차츰 늘어나 서서히 가꾸어 나가는 거죠. 통일문제도 마찬가지로 한번에, 갑작스럽게 논의하기 보다는 이산가족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만남의 기회를 늘린다면 통일 이후의 혼란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통일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정말 늦기 전에 통일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 남자주인공이 유명 드라마(자체발광오피스)에도 출연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혹시 캐스팅 비화라던가 영화 촬영 중 재밌는 일화가 있나요?
 
A: 캐스팅은 주연을 맡은 친구가 나온 ‘글로리데이’라는 영화를 보고 좋다고 느껴서 부탁했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는 배우였고, 본인도 시나리오를 보고 괜찮다고 해서 같이 하게 되었어요.
 
촬영 중 일화라면, 전투장면을 찍을 촬영지가 산을 3~40분 올라가야 있는 곳이라 스텝들도 다들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촬영 장비들이 다 엄청 무겁잖아요? 그래서 올라가던 스텝 중 한분이 저한테 촬영지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보시고는 막막한 심경을 토로 하셨던 일도 있었어요. 그분을 그 날 처음 뵈어서 제가 감독인지는 모르셨을 거예요. 저도 그 때 배낭에 무거운 생수를 들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다들 엄청 고생하셨죠.
 
또, 산 중턱에 있는 곳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화장실 문제도 있었어요. 따로 화장실이 없는 곳이어서 또 스텝들이 고생하셨죠.
 
촬영 때에는 전투 중 폭파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특수효과는 포탄이 날아오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모두 스텝들이 직접 했거든요. 스텝들 덕분에 더욱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폭파장면을 스텝들의 수작업으로 만들어냈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너무 생생해서 영화를 보다가 깜짝 놀랐거든요.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올해로 7회째 맞이하는 북한인권국제영화제에 전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시죠.
 
A: 우선은 북한의 인권이라는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져야 하는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쉽게 접근하기도 어렵고 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아서 안타까웠어요. 이런 영화제를 통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영화라는 문화요소가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게 크니까요. 북한인권국제영화제를 통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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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빈 기자 | khb2231@naver.com
오세림 기자 | Shilin09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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