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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 北 인권영화 '더 월' 북한으로 들어간다
NHIFF 조회수:113 112.222.200.174
2016-10-22 14:53:45

자업자득 北 인권영화 '더 월' 북한으로 들어간다

[노대홍의 한 끗 차이생각(484)]

 

 

성인공자의 탄생은 신화적이지도 않고 비참했다. 환갑노인 아버지 숙량흘이 아들을 얻기 위해 안(顔)씨 집안 장녀를 아내로 달라고 요구하다가 거절당한다. 본 부인에게서 아들을 얻었으나 소아마비로 다리를 못 쓰는 맹피(孟皮)였다. 그 후 딸만 아홉을 낳자 이런 무리수를 두게 된 것이다.

그러자 안씨 집 셋째 딸인 안징재(安徵在)가 아버지 몰래 숙량흘을 따라 달아나 혼인예식도 못 치르고 낳은 사생아가 공구(孔丘:공자의 본명)다. 아버지는 공자를 낳자 죽었고 어린 공자가 홀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온갖 궂은일 안 해본 것이 없었다. 그 후 독학으로 춘추시대 최고 실력파가 되자 제자들이 몰려들었고 주(周)나라 전역에 유명세를 타게 된다.

공자를 시기하는 어떤 위정자가 제자 자공에게 묻기를 “당신 스승 공구는 성인이 맞소? 어찌 그리 천(賤)한 손재주가 많은 것이오?”했다. 당시 군자들은 학문 외 생계를 위한 재주를 천시했던 것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공자의 대답이다. “그래 그 말이 맞다. 내가 어렸을 때 생계를 위해 온갖 천한 재주를 익혔다.” 이 가식 없고 솔직한 말씀이 공자의 위대성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속이고 감출수록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하늘의 법칙임을 아셨던 분이다.

2016년 10월 21~23일 서울 대한극장에서 열리는 제6회 북한인권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이 있다. 아일랜드의 비드 킨셀라 감독이 북한에서 찍어온 ‘더 월’이다. 그의 인터뷰를 들어보자. “북한에 대한 진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어 한 나에게 북한 당국은 출연진과 구경꾼까지 전부 동원하며 선전선동 영화를 찍게 조작했다. 싸움을 걸어온 그들의 의도를 역이용하면서 내가 강펀치를 날린 것이다. 이 영화는 나를 속이고 검열한 북한 당국에 대한 복수다. 그땐 두려웠지만 이젠 통쾌하다.”

킨셀라 감독은 2014년 가을 혼자 북한에 들어가 17일간 촬영했다. 이 영화는 당초 시골에 살며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소녀의 꿈에 대한 이야기였다. 북한 당국은 그에게 돈을 요구하고 연기자를 동원하고 모든 과정을 감시하면서 체제선전 도구로 악용하려 들었다.

킨셀라 감독은 “5시간 촬영한 필름을 가져가 10시간 검열했다. 그들의 의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지에서는 배경화면만 찍고 나중에 애니메이션을 덧입혔다. 북한 당국은 외국인을 악마나 스파이, 적으로 여겼다. 호텔방 거울 뒤에 감시카메라가 있었고 도청도 했다. 내가 그들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제임스 본드가 된 기분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영화는 지난 7월 아일랜드 골웨이영화제에서 국제인권단체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이 주는 최고 인권영화상을 받았다. 그는 ‘더 월’을 DVD나 USB에 담아 북한 암시장으로 보낼 구상도 하고 있다. 그가 결의를 다지며 말했다. “풍선에 담아 북으로 날려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인권탄압이나 여론조작에 저항한다. 영화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줄 믿는다. 예술이 곧 나의 무기다.” 이렇게 통일의 초석이 또 하나 만들어지고 있다.

노대홍 천지인문화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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