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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서 울며 북송됐던 아이들이 영화로 돌아왔다
NHIFF 조회수:57 112.222.200.174
2016-10-22 14:50:58

라오스서 울며 북송됐던 아이들이 영화로 돌아왔다

<인터뷰>제6회 북인권영화제 개막작 '아리아' 신현창 감독

"이 작품이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 전환의 씨앗 되길“

 

 

지난 2013년 5월 '한국행'을 원하던 9명의 탈북 청소년이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중국 국경을 넘어 라오스에 들어온 청소년들은 불심검문 과정에서 라오스 경찰에 억류됐고, 이를 파악한 우리 정부가 신병 인도를 요청했으나 결국 이들은 라오스 정부에 의해 중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이 과정에 북한 당국이 개입하고, 후에 이들이 북송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탈북자 북송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단편영화 '아리아'가 제6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관객들과 만났다. 시각장애를 가진 여자아이가 라오스 주재 한국대사관에 진입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아이에게 대사관 직원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지만, 이 아이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갈등구조를 그렸다.

지난 20일 이번 북한인권영화제가 열리는 충무로 대한극장 인근에서 '아리아'의 신현창 감독을 만났다. 신 감독은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탈북자의 정체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북한을 떠나온 순간부터 자신이 누구인지를 밝히지 못하고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탈북자들의 마음의 무게를 영화에 담고자 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는 처음부터 북한인권영화제 출품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쓴 것이 아니라고 했다. 3년 전 우연히 9명의 탈북 청소년이 라오스에서 북송된 사건을 접한 뒤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꼈고, 무작정 글을 써내려갔다. 습작 수준에 머물렀던 그의 글은 북한인권영화제의 제작지원을 통해 22분짜리 단편영화로 완성됐고, 이번 영화제에서 사전 매진이 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저는 북한인권이나 북한 이슈에 대해 관심도가 높은 사람이 아니에요. 오히려 관심이 없다는 쪽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3년 전 라오스에서 탈북한 9명의 어린이들이 북송된 사건을 접하고 마음이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그래서 글을 쓰게 됐고, 영화제의 제작지원까지 받게 됐어요. 제작을 의도했던 게 아닌데 결과적으로 제작이 된 거죠. 다만 나름대로는 이 영화가 제작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신 감독은 실제 북송된 9명의 탈북 청소년이 당시 상황에서 느꼈을 막연하고 두려운 감정을 영화에 담기 위해 주인공에게 시각장애라는 설정을 더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북송 청소년들의 심정을 극적으로 표현해내고자 했던 것이다.

때문에 시각장애인이자 탈북민 역할을 연기할 아역 배우 캐스팅에 상당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어린 배우가 역할을 오롯이 이해하고 감정을 쏟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촬영이 계속 진행되면서 '기우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신 감독은 전했다.

"초반에는 물론 힘들었어요. 아역 배우가 감정을 끌어올리기 힘들어할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제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대화 뿐이었죠. 저는 은서(아역)에게 이 작품이 북한에 있는 또래 친구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고,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걸 은서가 이해해줬던 것 같아요. 감정이 흐트러지기 쉬운 어린 나이지만 감정을 다루는 집중력이 남달랐던 친구였어요. 기대보다 훨씬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줘 기특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 북한인권에 크게 관심 갖지 않았다는 그는 이번 영화 제작이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자료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탈북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실제 그들이 탈북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대본에 담으며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 감독은 이번 영화를 제작하며 자신이 북한인권이라는 문제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관객들에게도 이 영화가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 전환의 씨앗이 됐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도 드러냈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왜 탈북민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만 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 역시 제작을 하면서 북한인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요. 이 작품을 계기로 많은 분들의 인식이 전환돼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관객들이 '주인공 여자아이는 왜 말 한 마디를 하지 않을까',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를 왜 저렇게 힘들어할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인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북한의 정치집단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인권에 대한 관심입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인권이라는 주제를 이념적·정치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북한인권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다루는 작품의 연출가로서 스스로 '떳떳하다'고 했다. 이념과 성향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북한인권은 이념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권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죠.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바로 인권입니다. 이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거예요. 물론 누군가에게는 이 주제가 껄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권이라는 가치는 개인의 이념과 성향을 뛰어넘는, 공통적으로 고민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 대한 해석은 관객들의 몫이지만 저는 그 부분에서 스스로 당당하고 떳떳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제작비와 촉박한 촬영 시간. 영화 제작 환경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제작여건 뿐만 아니라 연출 면에서도 부족함과 미흡함이 분명 있을 거라고 그는 말한다. 그런 작품을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일 시간을 앞둔 소감을 물었다. 신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이제는 마음이 편해지고 싶다"며 "작은 작품이지만 웬만한 큰 작품 못지않게 감정을 들였고 책임감도 남달랐다. 빨리 스크린에 옮겨져 내 손을 떠났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데일리안 = 하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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