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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다큐 찍다보니 주인공-이웃 모두 가짜… 주제 몰래 바꿔
NHIFF 조회수:36 112.222.200.174
2016-10-19 11:23:02

北다큐 찍다보니 주인공-이웃 모두 가짜… 주제 몰래 바꿔

북한체제 비판 영화 ‘더 월’로 최고인권상 받은 킨셀라 감독

 

 

“영화를 촬영하던 중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했습니다.”

최근 아일랜드 골웨이 국제영화제에서 북한 체제를 비판한 영화 ‘더 월(The Wall)’로 ‘최고 인권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킨셀라 감독(52)이 19일 한국을 찾았다. 북한의 현실을 비판한 영화가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와 국제영화제가 공동 수여하는 ‘최고 인권상’을 받자 아일랜드 현지는 물론이고 국내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다.

19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킨셀라 감독은 처음엔 북한 정부의 도움을 받아 북한 젊은 여성 시인의 성장기를 다룬 소소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구상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런데 2년 전 북한에 도착해 촬영을 하다 보니 여성 시인이 전문 연기자인 걸 알게 됐습니다. 그의 가족과 이웃까지도 모두 동원된 연기자였어요. 제 영화를 위해 1000여 명이 동원됐는데, 공포심이 느껴질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감독이 ‘모든 게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초반에 여성 시인이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가는 신을 촬영할 때였어요. 오케스트라 100명과 관객 500명이 현장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촬영에 일사불란하게 협조하더라고요. 실제 공연이 아니었던 거죠. 그들은 저를 ‘멍청한 외국인’으로 생각했던 겁니다.”

 

 

뒤늦게 본인 영화에 출연한 사람이 다른 외국인 감독의 영화에서 전혀 다른 역할로 등장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영화 촬영을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얼마간의 돈을 받는데, 그게 외국인 영화감독을 받아들이는 유일한 이유였다”며 “돈을 받으면서도 본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영화가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킨셀라 감독은 은밀하게 영화의 주제를 바꾸기로 했다. 사정을 모르는 북한 당국의 협조 아래 평양 대형 체육관과 길거리 등지에서 28일간 촬영을 마친 뒤, 노르웨이로 돌아갔다.

이후 2년간의 그래픽 작업을 거쳐 북한 당국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영화를 완성했다. 북한을 탈출하려는 여성 시인과 종교 분쟁이 한창이던 시절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사는 소년의 삶을 대칭적으로 보여주며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영화에 출연하는 모든 북한 연기자들의 어깨 위에 꼭두각시 인형이 달고 다닐 법한 줄을 그려 넣거나 주인공 뒤로 희화화된 김정은 얼굴을 그려 넣어 비꼬았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래픽을 공들여 입혔어요. 아마 촬영에 협조했던 북한 당국자들이 본다면 기가 막힐 겁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느낀 것을 표현했을 뿐입니다.”

그는 영화가 관객들을 만나기까지 긴장되는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북한의 상영 방해를 피하기 위해 노르웨이 정부에 촬영 자료를 모두 건네고 영화의 주요 장면을 해외 여러 나라 서버로 송부하기도 했다.

“북한의 현실을 다루는 영화가 한국에서도 많이 제작되길 바랍니다. 사람들을 더 생각하게 만드는 게 영화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누군가가 정해준 대로 세상을 보지 않고, 스스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감독에게 있지 않을까 합니다.”

킨셀라 감독은 21∼23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리는 북한인권국제영화제와 다음 달 열리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남북방송통신교류추진위원회의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영화 ‘더 월’과 북한에서 겪은 경험담을 전할 예정이다.

장선희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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